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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역사소설 정기룡] 제 1부 등불이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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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대하역사소설 정기룡] 제 1부 등불이 흐르는 강

(제 1회) 제 1장 떠나는 두 사람. 1

(제 1회) 제 1장 떠나는 두 사람. 1

"저놈을 냉큼 끌어내거라.”

형방의 말이 떨어지자 옥졸이 문을 열었다.

이놈, 썩 나오너라.”

옥간 안에서 검은 형체가 일어나 옥문 밖으로 나왔다. 형방이 군기침을 하며 앞서 가고, 그를 따라 왔던 두 사령이 양쪽에서 수인(囚人:죄인)의 팔을 끌고 뒤따라갔다.

동헌 섬돌 좌우에는 중갓을 쓴 육방 아전들이 셋씩 나누어 서 있었다. 계단 아래에는 환도를 찬 병방군관이, 그 옆 그늘대에는 탁자가 놓여 있었고, 탁자 위에는 형전이 놓여 있었다. 형방서원이 탁자 앞에 앉아 작은 벼루에 몽당먹을 갈고 있었다. 그 맞은편에는 좌수가 의자에 앉아 있었고, 별감 두 사람이 그 옆에 서 있었다.

뜰에는 복두를 쓴 형방사령들을 위시한 각 방 사령들이 줄줄이 서 있었고, 삼문 안쪽에는 포두사령들이 삼지창을 들고 길게 늘 지어 서 있었다.

동헌 뜰 한가운데에 이르러 사령들은 수인의 양 오금을 발로 차 털썩 꿇어앉혔다. 수인은 피칠갑을 한 두 손을 헝겊으로 처매고 있었다. 형방이 수인 옆에 벙테기활과 쑥대화살, 그리고 팔매줄을 던져 놓았다. 수인이 꿇어앉아 있는 뒤로는 한 무리 어른들이 서 있었다.

삼문 밖에는 고을 백성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웅성거리고 있는 겨를에 어디선가 급창(及唱:벼슬아치의 입출입을 알리던 아이종)이 외치는 소리가 났다.

어라 휘이, 본관사또 등청이오!”

동헌에 시립해 있던 육방관속들이 일제히 허리를 굽혔다. 곤양군수 이해가 나왔다. 대청마루에 놓인 교의에 올라 좌정을 하였다. 눈 앞 사방을 둘러본 이해는 뜰에 꿇어 앉아 있는 수인을 잠시 굽어보았다.

섬돌 바로 앞에 서 있던 호장 강세정이 주위를 살피고는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금양면 산굴 붕괴 사건에 대한 초초(初招:최초의 심문)를 개청하겠사옵니다.”

고군이 큰 북을 세 차례 힘껏 쳤다.

, , !”

호장이 눈짓을 하였다. 형방이 두루마리를 펴 들고 목청 좋게 읽어 내렸다.

계유년 유월 이십팔일, 본군 금양면 당산골에 사는 해동(孩童:15세 이하의 어린아이) 정무수는...... .”

 

대장, 빨리 나와!”

동네 아이들이 무수의 집 앞에서 소리쳤다. 무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읽고 있던 책을 얼른 덮고 밖으로 달려 나갔다.

대문 앞에 모여 있던 동네아이들과 함께 고을 뒷산에 올랐다. 산중턱에 있는 바위굴 앞에 이르렀다. 무수를 비롯한 당산골 아이들이 진영으로 쓰고 있는 곳이었다.

굴 안으로 들어간 무수는 깊숙이 놓여 있는 군물을 점검하였다. 각종 병기와 방패 등이었다. 아이들과 둘러 앉아 군략(軍略:군사작전)을 의논하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천둥치는 소리가 쾅쾅 들려왔다. 다 같이 굴 입구 쪽으로 가 밖을 내다보았다.

사방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었다. 차츰 온 천지가 캄캄해지더니 세찬 돌풍이 불고, 억수 같은 비까지 쏟아 부었다. 하늘을 찢어 놓고 땅을 쪼개는 듯한 뇌성벽력이 귓고막을 때렸다. 아이들은 간담이 서늘하였다.

한 아이가 무서워하며 두 손으로 귀를 막고 굴속으로 들어갔다. 다른 아이들도 우르르 따라 하였다. 무수도 다시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굴 안에서도 천둥소리는 여전히 크게 들렸다. 마치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와도 같았다. 한두 마리가 아니라 수백 수천 마리가 한 자리에 모여서 울부짖는 듯하였다. 여간해서는 그칠 날씨 같지가 않았다.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한참을 굴 안에서 보냈다. 여름이지만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온몸이 으슬으슬하였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을 지도 몰랐다.

이제 그만 나가자.”

무서운데...... .”

대장, 비라도 그치면 나가자, ?”

아이들은 굴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하였다. 무수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면 내가 먼저 나가보고 올게.”

대장, 나가지 마. 굴 밖에 진짜로 호랑이가 와 있을지도 몰라.”

무수는 씩 웃었다.

비를 맞고 다니는 청승맞은 호랑이가 어디 있겠어?”

그거 그러네. 그럼 대장이 살펴보고 와.”

알았어.”

그래도 혹시나 호랑이가 와 있다면...... .’

줄팔매는 허리에 차고, 활에 화살을 먹여 든 무수는 굴 입구로 갔다. 다행히 호랑이는 보이지 않았다. 비가 잦아들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늘 한쪽이 밝아오고 있었다. 무수는 먹구름이 물러가나 하여 밖으로 나와서 먼 하늘을 보았다. 바로 그 순간, 등 뒤에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쿠쿵, 콰르르!”

무수는 움찔 놀라 얼른 뒤돌아보았다. 굴 입구가 연기로 자욱하였다. 무수는 무슨 일인가 하여 다가갔다.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삽시간에 굴이 무너져 크고 작은 돌 더미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입구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애들아!”

무수는 넋이 나간 듯이 돌 더미에 달려들었다. 돌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무수는 점차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저물녘이 되도록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어른들은 뒷산으로 올랐다. 산굴 앞에서 한 아이가 허리를 굽힌 채 안간힘을 쓰며 무언가와 씨름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다음에 이어서 매주 월요일 연재 됩니다.)


(작가 소개)

하용준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현재 경북 상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소설가 겸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이다.

 

장편소설 유기(留記)’를 비롯하여 다수의 장편. 단편소설, , 동화 등을 발표하였다.

 

장편소설고래소녀 울치‘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도서‘2013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에 동시 선정되었다.

 

시집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으며 제1회 문창문학상을 수상했다.




(참고 자료 : 관련기사)
http://www.sminews.co.kr/front/news/view.do?articleId=ARTICLE_00016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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