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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역사소설 정기룡] 제 1부 등불이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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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대하역사소설 정기룡] 제 1부 등불이 흐르는 강

(제 2회) 제 1장 떠나는 두 사람. 2

형방이 미리 받아 놓았던 무수의 가공초(假供招:죄인의 사전진술서)를 다 읽은 뒤에 아뢰었다.

이상이옵니다, 사또.”

곤양군수 이해는 다시 한 번 무수를 내려다보았다. 건장한 기골이 엿보였다. 아이답지 않은 면모였다. 눈썹은 굵고 짙었으며, 코는 곧고 우뚝하였고, 다문 입은 붉은 잎을 붙여 놓은 것 같았다. 눈빛은 매서우면서도 온화한 빛이 났다.

이해는 무수에게 하문하였다.

공술한 것에 추호의 거짓이 없느냐?”

그러하옵니다, 사또.”

산굴이 진영이라고? 어느 아이들과 싸우는 진영이냐?”

산 너머 고을 아이들이 무단히 우리 고을로 침노해 오기로 그 방비를 하는 요해처(要害處:요충지)이옵니다.”

산굴 속에 무엇을 갖추고 있었느냐?”

나무칼과 나무창, 방패 따위를 두었사옵고, 적에게 탈취한 병기 군물도 두었사옵니다.”

이해는 무수의 뒤쪽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참변을 당한 아이들의 부모들은 듣거라. 그대들은 저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여기는가?”

그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뱉어내었다.

우리 아이가 억울하게 죽었사옵니다.”

저 아이가 산굴로 데려갔기 때문에 죽었는데 그것이 죄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씀이옵니까?”

저 아이에게 극형을 내려주옵소서.”

제 명을 못 다 살고 죽은 우리 아이의 원혼을 달래주옵소서.”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급기야 흐느끼기 시작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해는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좌수에게 물었다.

좌수는 어찌 생각하시오?”

, 사또. 소생이 알아본 즉, 무수가 고을 아이들을 산굴로 데려간 것이 아니라 함께 간 것이었사옵니다. 비록 골목대장으로서 앞장서서 갔다고 해서 아이들을 억지로 데리고 갔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더구나 글공부하고 있던 무수를 같이 놀자고 불러낸 것은 오히려 동네아이들이옵니다. 어제 낮에 골목이 떠나가도록 한 목소리로 소리쳐 불러내는 소리를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 들었다고 하옵니다.”

이해는 다시 죽은 아이들의 부모들을 바라보았다.

좌수의 말을 인정하는가?”

그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곧 무수를 허물을 들추어내기 시작하였다.

언젠가 저 아이가 우리 집 소를 잡아먹겠다고 했사옵니다.”

그러하옵니다. 혼자 다 먹어치우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소인도 들었사옵니다.”

이해는 무수에게 물었다.

사실이냐?”

무수는 잠시도 망설이지 오히려 반문하였다.

남아로서 그 정도 기개는 있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할 말을 잃은 죽은 아이들의 부모들이 다시 원성을 쏟아놓았다.

사또, 저 아이가 우리 아이들에게 야릇한 명령을 무슨 군령이랍시고 늘 엄격하게 세워 놓고는 저 홀로 대장 노릇을 독차지했사옵니다.”

그러하옵니다. 제가 쏜 화살을 마치 졸개 부리듯이 매번 우리 아이들에게 주워 오게 했사옵니다.”

그뿐만이 아니옵니다. 제 화살을 주우러 가지 않는 아이는 돌덩이를 둥글게 포개어 놓고 그 안에 들어가게 한 뒤에 그곳이 옥사(獄舍:감옥)인 양 나오지 못하게 하였사옵니다.”

모든 아이들이 저 아이를 두려워하여 시키는 대로 복종하기만 하였지 단 한 마디도 거역하지 못하였사옵니다.”

저 아이가 휘파람을 곧잘 부는데, 골목에서 별안간 그 소리를 듣게 되면 우리 아이가 입에 든 밥을 뱉어내고 달려 나가곤 하는 것이었사옵니다. 밥을 다 먹고 나가라고 하면, 군령이 떨어졌는데 맨 꼴찌가 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이었사옵니다.”

이해가 그들에게 물었다.

그러한 일들이 그대들의 아이들이 죽은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상관이 있어도 크게 있습지요.”

(다음에 이어서 매주 월요일 연재 됩니다.)

(작가 소개)

하용준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현재 경북 상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소설가 겸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이다.

 

장편소설 유기(留記)’를 비롯하여 다수의 장편. 단편소설, , 동화 등을 발표하였다.

 

장편소설고래소녀 울치‘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도서‘2013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에 동시 선정되었다.

 

시집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으며 제1회 문창문학상을 수상했다.




(참고 자료 : 관련기사)
http://www.sminews.co.kr/front/news/view.do?articleId=ARTICLE_00016586

http://www.sminews.co.kr/front/news/view.do?articleId=ARTICLE_00016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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