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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역사소설 정기룡] 제 1부 등불이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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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대하역사소설 정기룡] 제 1부 등불이 흐르는 강

<제 9회> 제 1장 떠나는 두 사람. 9

<9

1장 떠나는 두 사람. 9

 

주모는 당황한 김씨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할 소리만 내뱉었다.

내가 마침 일손이 부족해서 사람을 하나 뒀으면 하는데 어떠오? 우리 자매처럼 여기서 잘 지내면서 입벌이나 하는 것이? 소금 장사보다 백배 천배는 나을 거요.”

말은 고맙지만 나는 이런 일은 체질에 맞지 않네.”

주막은 뭇 사내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하루 종일 그들을 상대하는 일이라 결코 내키지 않았다.

무엇보다 무수를 그런 곳에서 키우고 싶지 않았다. 사람은 어릴 때 보고 듣는 것이 중요한데, 주막에서 자라면 그 보고 듣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술주정뱅이나 왈패가 되기 십상이 아닌가 말이다.

주막을 뒤로 한 채 김씨는 무수를 데리고 길을 나섰다. 주모가 배웅을 하면서 아쉬워하였다.

, 자고로 계집은 사내의 그늘에 있어야 하는 법인데...... . 여자 몸으로 여러 날 길품 팔다가 봉변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지.”

김씨의 걸음은 당산골에서 떠나올 때나 강주골에서 떠나올 때와 달랐다. 고향을 등질 때에는 한탄스러운 걸음이었고, 강주골을 나올 때에는 천근만근 무거운 걸음이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머리에 인 보따리가 하나도 무겁지 않게 느껴졌고 노랫가락까지 흘러나왔다.

뭐가 그리 좋으셔요?”

좋은 일이 있어서 좋겠느냐. 기분을 좋게 가지면 좋아지는 거지.”

가다 쉬다 하는 동안 진주성을 지났다. 높다란 촉석루며, 그 밑을 흐르는 푸른 남강이며, 강 위를 떠다니는 돛배며 나룻배며, 성내외 수많은 집이며 사람이며...... . 과연 대처는 대처였다. 김씨는 속으로 흐뭇하였다.

이 많은 사람들이 소금 없이는 살지 못할 터이지, .”

강주골에서 염창나루까지는 또 백리 길. 사나흘은 꼬박 걸어야 되는 길이었다. 다리쉼을 하고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한테 길을 물었다. 그는 손을 들어 가르쳐 주었다.

저 산 말굽고개를 넘어가면 염창나루가 굽어보일 게요.”

무수는 김씨의 의도가 의아해졌다.

소금 장사를 할 작정이셔요?”

뭘 하든 우선은 우리가 정착할 곳을 찾아야 하지 않겠니? 묵은 고을에 난뎃사람으로 들면 이목이 쏠려 여러 가지로 불편해질 것이다. 그러니 수시로 장사치들이 드나드는 나루터나 장터 같은 곳이 우리가 살기에는 나을 것 같구나.”

어머니 좋을 대로 하셔요.”

우리가 어디에서 살더라도 무수 너는 또래 아이들과 싸우지 말고, 특히 위험한 곳에는 다시는 가지 말고, 서당에 보내줄 테니 글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알겠지?”

장수가 될 건데?”

장수도 글을 알아야지. 나라의 명령을 받으면 읽을 줄을 알아야 되고, 또 장계(狀啓:관원이 임금에게 올리는 보고)를 쓰기도 해야지. 궁검만 잘한다고 장수가 되는 게 아니란다.”

방어산 고갯마루를 향하여 올라갔다. 길 가에 봇짐장사치 둘이 앉아 쉬다가 희롱을 해 왔다.

그년 참 반반하게도 생겼네.”

김씨는 무수의 손을 잡고 서둘러 그들을 지나치려고 하였다. 그들 중 하나가 일어섰다.

좀 쉬다가 가지 그러나.”

무수는 얼른 허리춤에서 팔매줄을 빼 들었다. 다가오는 사내의 얼굴을 냅다 후렸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주저앉았다. 손바닥 사이로 피가 새어나왔다. 앉아 있던 사내가 일어났다.

이놈이?”

무수는 길바닥에 있는 돌멩이를 팔매에 재고 머리 위에서 빙빙 돌리다가 휙 하고 한쪽 줄을 놓으며 후렸다. 돌멩이는 총통의 철알처럼 날아가서 걸어오던 사내의 얼굴을 때렸다.

!”

그걸로 끝이었다. 두 사내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간신히 통증을 참을 뿐이었다. 무수는 김씨의 손을 잡고 걸음을 나는 듯이 하였다. 두 사람은 헐떡이며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사방이 훤히 보였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남강이 흘러가고 있었다. 하늘에는 새들이 날고 있었고, 강 위에는 배들이 점점이 떠 있었다, 강 건너 나루터에도 크고 작은 배들이 정박해 있었고, 나루터 좌우로 모래벌판이 눈부시게 빛났다.

강가에는 집들이 많았다. 강가 왼쪽에 고즈넉한 마을이 하나 보였다. 김씨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일단 그곳으로 가서 우거(寓居:남의 집에 잠시 빌붙어 삶)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떠냐? 좋아 보이지 않니?”

어머니만 좋으시다면 저는 다 좋아요.”

아까 그 치들이 따라오기 전에 얼른 내려가자꾸나.”

고갯마루를 서둘러 내려갔다. 산 중턱 아래에 큰 집채들이 있었다. 경상우도 제일의 염창, 소금창고였다. 그곳을 지나쳐 내려갔다. 이윽고 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여기는 무슨 고을이라고 하지요?”

무듬실이오.”

<2장에 이어집니다>

(다음에 이어서 매주 월요일 연재 됩니다.)

(작가 소개)

하용준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현재 경북 상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소설가 겸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이다.

장편소설 유기(留記)’를 비롯하여 다수의 장편. 단편소설, , 동화 등을 발표하였다.

 

장편소설고래소녀 울치‘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도서‘2013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에 동시 선정되었다.

 

시집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으며 제1회 문창문학상을 수상했다.




(참고 자료 : 관련기사)
http://www.sminews.co.kr/front/news/view.do?articleId=ARTICLE_00016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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